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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이와 같이 나타난 모습과 본성을 알고 그날 밤에 성문을 나갈 마음을 일으키니 신들은 그 마음을 알고 성문을 열었다.
65. 잠자고 있는 여인들을 비천하게 여기면서 누각을 내려온 왕자는 미혹을 떨쳐 내고 궁전 밖 뜰로 나갔다.
66. 마부 짠다카를 깨워 말했다. "급히 말 간타카를 끌고 오라. 나는 죽지 않는 감로를 얻기 위해 나가련다.
67. 오늘 나의 마음은 만족스럽다. 나를 이끌어 줄 스승이 있으니, 나는 지금 애욕을 없앴다.
68. 시녀들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내 눈앞에서 잠을 자고 성문도 스스로 열렸으니 이젠 내가 이 곳을 떠날 때로다."
69. 짠다카는 대왕의 뜻을 잘 알았고 명령도 알고 있었으나 신묘한 힘에 이끌려 말을 끌고 오게 됐다.
70. 황금 재갈을 물려 넓은 안장을 씌우고 힘과 용기가 넘치는 준마를 끌고 곁으로 왔다. 71. 이 말은 목과 어깨뼈와 엉치뼈에 살이 찌고 갈기털은 길고 귀와 꼬리는 짧으며 등은 낮아서 잘룩하고 입과 볼은 알맞고 배가 불룩하여 가슴은 넓다.
72. 태자는 말을 껴안고 연꽃 같은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적진으로 돌진하려는 사람과 같이 조용히 명했다.
73. "대왕은 너를 타고 자주 적을 정복하였다. 나도 또한 죽지 않는 경지를 얻으려고 너를 타고 지금 가려고 한다.
74. 감각의 대상을 얻으면 즐거움을 얻고 재보를 얻으면 벗을 얻기 쉽다. 불행에 떨어지거나 법을 구할 때에는 벗을 얻기 어렵다.
75. 그릇된 경우에나 올바른 경우에나 이 세상에서 벗이 된 자에겐 반드시 얻은 것을 나누어 줄 것이니라.
76. 그러하니, 나에게 올바른 법이 있음을 알고 유정을 이롭게 하기 위해 출가함을 알아라. 그대는 자신을 위해서 유정을 위해서 속력과 용기로써 노력해다오."
77. 마치 친구를 대하듯 말에게 이른 뒤 떠나려 하니 어둠 속의 발걸음은 광명으로 빛나고 태양이 가을 구름 위에 떠오른 둣 하였다.
78. 한밤중에 하인들이 잠을 깨지 않도록 용감한 준마는 울부짖음도 없이 침착하게 슬픔도 두려움도 없이 뚜벅뚜벅 나아갔다.
79. 이 때에 야크샤들은 기뻐하여 몸을 굽히고 황금의 팔찌로 장식한 팔을 뻗어 연꽃 같은 손으로 말굽을 받들었다.
80. 무거운 빗장으로 굳게 닫혀서 코끼리도 쉽게 열 수 없는 성문이 왕자가 나갈 때엔 소리 없이 열렸다.
81.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없는 영화를 미련 없이 버리고 궁성을 떠나갔다.
82. 진흙 속에 피어난 연꽃 같은 눈을 뜨고 도성을 바라보며 사자후를 토했다. "삶과 죽음을 떠난 저 언덕을 보지 않으면 다시 가필라 성으로 돌아오지 않겠노라."
83. 이 말을 듣고 비사문천의 권속을 기뻐하고 천상에 사는 천녀들도 마음으로 기뻐하며 왕자의 성취를 지성으로 찬양했다.
84. 불의 몸을 가진 다른 천신들은 그의 결심이 지극히 어려움을 알고, 마치 구름 사이로 비치는 달빛같이 밤길을 비췄다.
85. 저 말을 마치 태양이 떠오르듯 흐르는 별 같이 달려서 별빛이 아직 남았을 때에 수많은 유순을 나아갔다. 저자: 정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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