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김진태 저 출판사 : 학고재 출판일 : 2004-11-04 쪽 수 : 318 페이지
- 목 차 -
여보게 만공 수월스님 말씀
[머슴살이] 그림자 없는 성자 파초의 고향
[천장암에 핀 꽃] 연꽃 속으로 불 속에 핀 꽃
[깨달음] 천강의 달 깨달음 달을 듣는 강물
[생사를 놓아버리고] 중생을 위하여 돌종이 우는 소식 문수보살을 찾아서
수월스님 일대기
우리 근대불교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도 관련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수월(水月·1855 ~1928) 스님. 그의 일대기를 정리한 ‘물 속을 걸어가는 달’(학고재)이 나왔다. 김진태 춘천지검 강릉지청장이 펴낸 이 책은 지난 96년 ‘달을 듣는 강물’이란 제목으로 펴냈다 절판된 책을 보완해서 다시 낸 것.
경허 스님의 제자인 수월 스님은 머슴생활을 하다 서른이 가까워서야 충남 서산 천장암에서 출가했으며 금강산과 묘향산 등 현재의 북한 지역의 사찰에서 수행하다 간도에 초막같은 화엄사를 창건해 그 지역으로 흘러든 조선의 유민들과 독립군들까지 거두었다. [조선일보]
깨달음과 무소유…수월의 일생
이 책은 그중 오직 수행과 노동만으로 깨달음을 실천하며,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산 수월선사의 일생을 더듬어 간 일종의 전기다.
나라가 기울어 가던 185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수월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20년 가까이 머슴살이를 한다. 그러다 스물아홉살에 충남 서산군 연암산의 천장암으로 출가한다. 키도 작고 생김새도 볼품 없던 그는 종일 일만 하면서 스승 경허가 일러준 대로 죽기살기로 ‘대비심다라니’만 외웠다. 일은 그에게 좌선의 한 방식인 셈이고, 다라니는 그의 화두였다.
이러구러 깨달음과 더불어 뛰어난 암기력, 질병치유력을 얻은 수월은 금강산·오대산·묘향산을 거쳐 함경도 갑산에서 자신을 밝히지 않은 채 낮은 데서 수행과 봉사에만 헌신한다. 스승 경허가 열반한 후 수월은 박해받는 조선 유민들을 따라 1912년 만주로 건너간다. 남쪽으로 가면 큰 절에서 많은 수행자들을 거느리고 별 어려움 없이 지냈을 그는 유랑민의 뒤를 따랐던 것이다. 거기서 그는 소먹이꾼으로 일하기도 하면서 동포들에게 주먹밥과 짚신 공양을 한다. 숱한 고생을 해 손이 사람 손 같지 않았다거나 수월이 강가에서 불경을 외우면 물고기들이 물 위로 한 길씩 뛰어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것이 이 때부터다. 독립군과 유랑 동포들을 살피던 수월은 1928년 여름 간도 화엄사 인근에서 열반에 들었다.
이것이 대략 짚어본 수월의 일생이나 활동 무대가 접근이 어려운 북한과 만주였고 한 줄 법문도 남기지 않았기에 이 책을 쓰는 작업이 만만찮았던 모양이다. 따라서 그의 내면세계는 짐작으로 그치되 주변 일화와 불교 이야기를 더해 수월의 삶을 살폈다. 어찌 보면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물을 떠내는 작업 같지만 큰 스님의 행적을 신격화한 전기 수준을 넘어 향기 짙은 명상록을 대하는 느낌이다. 글맛도 차분해 글쓴이가 현직 검사인 것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1996년 출간된 『달을 듣는 강물』에 새로 찾은 일화를 더하고 불교용어 풀이를 붙인 정성도 돋보인다. [중앙일보]